이쁜글 899

당신은 한 줄기 바람이었습니다 - 雪花:박현희

당신은 한 줄기 바람이었습니다 雪花:박현희 예고도 없이 퍼붓는 소낙비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사랑의 둥지를 튼 당신을 마치 사랑의 마법이라도 걸린 듯 나로서는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태양이 둘이 될 수 없듯이 내게도 사랑은 결코 둘이 될 수 없었기에 운명처럼 다가온 당신을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괴로워해야만 했습니다. 서로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이었기에 난 당신에게 친구와 우정을 원했지만 당신이 원한 건 오직 사랑뿐이었지요. 서로 행복과 안녕을 기도하며 친구처럼 연인처럼 아름다운 삶의 인연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텐데 그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지 우린 끝까지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서로 다른 사랑을 꿈꾸었기에 끝내 불행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릅니..

사랑*그리움♤ 2009.12.26

봄에는 저승문을 활짝 열어둬라 - 김종건

봄에는 저승문을 활짝 열어둬라 -김종건 봄에는 저승문을 활짝 열어둬라 겨우내 죽음에 저항하던 영혼들 목련꽃 쓰러지듯 연속적인 부음(訃音)을 전해온다. 살얼음처럼 이어지던 질긴 목숨의 저울질을 환생의 봄, 더는 견디지 못해 인연의 끝을 놓는가 동지에 숨을 접으면 남아있는 이들이 힘들까 이 눈물 나게 찬란한 봄까지 버티고 버티셨나 아침엔 저승문을 활짝 열어둬라 외로운 동면의 밤 죽은 자 없어 심심했던 사자(使者)들 봄눈 녹는 시내를 건너 한걸음에 달려오네 어이 갈까 어이 갈까 저 멀고 먼 구천 길 이 수많은 그리움을 남기고 어이 갈까 시체보다 더 하얀 목련을 보고 팠던 사람들 뚝뚝 미련의 꽃잎을 흘리며 스스로 관으로 들어간다 두려워 마라 황천이 멀다 하나 바로 앞 대문 밖인 걸 삶과 죽음은 한낱 신기루, 손..

사랑*그리움♤ 2009.12.17

슬픈 사람들에겐 - 이해인

🦋..슬픈 사람들에겐 - 이해인..🦋 슬픈 사람들에겐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이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주어요 슬픈 사람들은 슬픔의 집 속에만 숨어 있길 좋아해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요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그가 잠시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대책 없이 울면 같이 울어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위로에도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 함께 배워 가기로 해요

사랑*그리움♤ 200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