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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는 것과 흩어지는 것 .. 차영섭
어쩔 땐 빗방울이 내리고
어쩔 땐 눈송이가 나리고
봄에는 싹이 나며
가을에는 잎이 지며
그거 신비스럽지 아니한가
지구는 비스듬히 누워서
태양을 돌며
받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이 온도로써
땅에 생명을 불러오기도 하고
다시 돌려보내기도 하면서
봄 여름 갈 겨울을 순환하는 것이다
지구의 몸이 찬 데서 점점 더워지게 하여
기운이 모이고 없던 생명이 태어나며(有)
더운 데서 점점 차게 하여
기운이 흩어져 없어지게 한다(無)
태양열로 몸의 온도를 높혔다 낮췄다 하면서
새 것을 만들고 헌 것이 되면 돌려보내기를
자꾸 반복함으로써 지구는 산다
보라, 찬 겨울 나비며 꽃들이 모두 없어진 것을,
따뜻한 봄이 오면 꽃이며 나비가 날아 오겠지!
자연은 무심히 오고 가는 손님이 아니라
지구가 시속 10만 km로 땀 흘려 노력한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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