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글]인생이라는 열차 ..김사랑

 

인생이라는 열차 ..김사랑

 

고속질주하는 KTX를 타고
세상을 질주하기 보단
때로는 전라선 완행열차로 가고싶다
개망초처럼 흔들리는 인생
덜컹거리는 삶
이름모를 간이역을 지나며
뜬구름 같은 꿈은 잠시 부려놓고 쉬고 싶다

늘 잠에서 깨어나
땅 속을 달리는 지하철로
출근도장을 찍으며
에스컬레이터 기대어 오르기 보단
지워 질듯 말 듯 희미해진
철길을 따라 걷고 싶다

벽안에 갇혀 버린 야생마
오오, 야생마, 하늘이 울리도록 울어보렴
발말굽 소리를 힘차게 내며 달려보렴
아, 배롱나무 핑크빛 꽃향에
짓무르던 그리운 가슴
한 때의 꿈같은 시절이었나

들길을 지나,
산모롱이 아래 내 꿈처럼
낡아버린 흙 벽돌 집
붉게 녹쓸어 버린 길이여
길을 박아 둔 못이여
도시의 끝을 향해 달려가지만
되돌아 오는 열차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