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행복한 이유 .. 이효녕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위에 올라
그대의 얼굴을 만져보고 싶은 날
마음을 가지에 살짝 걸치고
빈손으로 그대 곁으로 갑니다
시간은 나뭇잎 위에 미끄러져
바람결에 나부낄 뿐인데
내 사랑도 그런 것인가 그대를
찾아가는데 힘이 들지만 한없이
기다리면 너무나 그리워 나무 위에
달을 쪼개는 순교자로 갑니다
사랑을 바라는 새로운 탄생처럼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빈자리 없이 눌러앉은 바람뿐인데
그 속에 지닌 향기로 설렐 수 있다면
밤이면 속삭이는 바다가 되어
달빛 그림자에 실려 갑니다
끝없이 바라보고 싶은 당신이 있다는 건
내가 다시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아주 행복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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