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언*명언글⊙

기다림을 배워라 - 박종국

행福이 2008. 10. 9. 11:11

◇기다림을 배워라 - 박종국◇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뜨고,
얕은 물은 접시 하나 띄우지 못한다.

그대 가슴에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우나,
깊은 물은 무거워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굽이 흐르는 냇가
그 흐름의 기다림을 배워라.

성급하게
열정에 휩쓸리지 않을 때
인내를 지닌 위대한 심성이 드러난다.

먼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 다음에야 타인을 다스린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계절은 완성을 이루고
감추어진 진정을 무르익게 한다.

신은 우리를
채찍으로 길들이지 않고
시간으로 길들인다.

시간과 나는 또 다른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나와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