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이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먼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동방평론> 3호(193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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