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은 그대가 그립기만 합디다 2 - 受天:김용오
솟대가 높아가고
못다운 울음이 아직도 남았는지
물기 말라가는 자작나무에
매미가 두 눈을 멀거니 뜨고
미라로 납작 붙어 있는 것이
중년인 이 나이에 한해의 꿈이라 해봐야
가정사 말고 무에 그리 있었겠습니까만
그래도 그렇지요 이렇다 해놓은 것 없는 내게
이 한해도 절반을 훌쩍 지났다며 바람이
전하는 말에 서늘해진 날씨만큼이나
푸석해진 머릿결이 하늘에 날리는 것이
억새가 자드락에 나붓대며 갈바람에
부서져 내리는 무서리인듯하여 그대의 생활
또한 나와 별반 다름없지 싶어 만사 제쳐놓고
그 옛날 자주색 가방을 들고 깔깔 웃고서
그대와 걸었던 흐드러지게 코스모스 피어 있는
신작로 길이라도 함께 걷고서 하고파도
못다 나눈 인생의 워낭소리나 서로 나누라며
창문을 타고 베시시 웃고 넘어오는 햇살을
붙잡아 커피를 마시며 그대를 생각하는
구월의 아침입니다.
그대여
그대도 지금쯤은 나처럼 차를 마시며
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흐믓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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