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시 모음°°🌺
🍄수선화 - 임종호 시인🍄
이역 수 만리에서 씨앗으로 왔다는
그 수선화 새 싹이 돋았습니다.
담으로 바람 가려 주고
남서쪽 활짝 열어 주어
따뜻한 하늘 손길 내리게 한
고요한 뜰에
수선화 새 싹이 돋았습니다.
수선화 노오란 꽃이
청초한 그 꽃이 피었습니다.
담으로 바람 가려 주고
남서쪽 활짝 열어 주어
따뜻한 하늘 손길 내리게 한
고요한 뜰에
수선화가 곱게 피었습니다.
🍄수선화 - 권태원 시인🍄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살아갈수록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세상 싸움의 한가운데에서
나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가슴속의 별들을 헤아려보고 싶다.
당신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나도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의 기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수선화 - 김길자 시인🍄
자존심이란 그런 건가
소슬바람에도
서릿발같은 사랑
노란 향기로 피우기 위해
제 몸 녹여 피는 얼음 꽃
🍄수선화 앞에서 - 윤소래 시인🍄
골반이 튼실해 씨방도 여물겠네
칼날 날개가 긴 척추 감싸고
오직 염원 하나
꽃네 마을 가는 길 위해
엄동을 깎아내고 있네
바람이 매울수록
탱글한 피관을 수직으로 타고
옹달샘 정갈한 물
시퍼렇게 퍼 올리고 있네
꽃네의 울, 여린 베일 속에
점화된 샛노란 눈빛이
운대감댁 별당아씨
청순한 부끄럼 닮았네
설한에 정제된 꽃내음이
살며시
내 하얗게 빈 마음에
정을 칠해 주고 있네.
🍄수선화 - 박정순 시인🍄
눈부시지 않은 모습으로
뜰 앞 정원의 모퉁이에서
봄을 안내하는 등을 켠
아프로디테 가녀린 몸매로
긴 겨울 어이 참아내었는지
무명의 어둠 끌어안고
삭이고 삭인 고통의 흔적
그 얼굴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지 않고
구시렁거리지도 않은
또 다른 별의
모습으로 꽃등을 켰다.
항시 화려함이
아름다움은 아니듯
은은히 존재를 밝히는
가녀린 모습 앞에
마음도
한 자락의 옷을 벗고
노오란 향기와 모습 앞에
얼룩진 내 삶을 헹군다.
🍄수선화 - 손정모 시인🍄
얘, 너도 주번이지?
꽃이 다 시들었어.
꽃병을 바라보던
소녀와 나
마주보며 웃음을 깨문다.
담도 없는
시골 초등학교 언저리
산야엔 야생화가 굽이치고
물소리가 드높은 개울을
소녀가 건너뛴다.
여기 좀 봐.
물결처럼 남실대는 수선화에
소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내민 꽃병에 들어차는
노란 꽃잎이 눈부시다.
🍄수선화 - 이문조 시인🍄
강가에 피어난
노오란 꽃 한 송이
수줍은 듯 고개 내밀고
까아만 세라복에 흰 칼라
갈분 풀 먹여 다림질하고
단발머리 찰랑이며
하얀 얼굴 하얀 미소
꿈속인가 천상인가
어스름 달밤에
비단개구리 짝 부르는데
그리운 님 찾아
고갯길을 오릅니다
사랑하는 님 생각에
어둠도 산길도 무섭지 않더이다.
🍄수선화박인걸 - 목사 시인🍄
눈이 아리도록 고와도
사랑해 줄 이 없으면 고독해
목을 길게 빼들고
오늘도 누구를 기다리는가.
그리움이 차오르면
얼굴은 점점 야위어 가고
소슬바람에도
힘없이 스러질 것만 같다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은
돌담 아래 외로이 서 있는
수선화 닮은 여인아
🍄수선화 - 함윤수🍄
슬픈 기억을 간직한 수선화
싸늘한 애수 떠도는
적막한 침실
구원의 요람을 찾아 헤매는
꿈의 외로움이여
창백한 무명지를 장식한
진주 더욱 푸르고
영겁의 고독은 찢어진 가슴에
낙엽처럼 쌓이다
🍄수선화 - 이승익 시인🍄
서울 우이동에서 마음씨 곱기로 소문난 이생진 선생님
식산봉 아래 부끄러이 자고있는 통나무집 한켠에
물맛 좋은 제주생수병에 수선화 꽂아놓아
서울 우이동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수선화는 슬피 울고있다
수선화는 말을 잃은 것 같다
수선화는 생기가 없다
수선화는 졸고있다
아마도 수선화는
선생님 마음이 너무 그리워
하루 이틀 온몸을 바르르 떨다
끝내 자결한 모양 이다.
🍄수선화 이해인 - 시인 수녀🍄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鐘)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수선화, 그 환한 자리 - 고재종 시인🍄
거기 뜨락 전체가 문득
네 서늘한 긴장 위에 놓인다
아직 맵찬 바람이 하르르 멎고
거기 시간이 잠깐 정지한다
저토록 파리한 줄기 사이로
저토록 환한 꽃을 밀어올리다니!
거기 문득 네가 오롯함으로
세상 하나가 엄정해지는 시간
네 서늘한 기운을 느낀 죄로
나는 조금만 더 높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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