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움♤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이해인

행福이 2006. 1. 24. 09:37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 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