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나무는 실제로 존재하는 나무일까 | |||||||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앗들이 있었다. 바오밥 나무의 씨앗이었다. 그 별의 땅은 바오밥 나무 씨앗 투성이었다. 그런데 바오밥 나무는 너무 늦게 손을 대면 영영 없앨 수가 없게 된다. 별을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다. 뿌리로 별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그래서 별이 너무나 작은데 바오밥 나무가 너무 많으면 별이 산산조각이 나고 마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이다. 너무 늦게 손을 대면 영영 없앨 수 없다던 게으름을 은유적으로 상징하던 바오밥 나무는 실재하는 나무일까? 어린 왕자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볼만한 생각이다. 지난 9월 케냐에 머물 때였다. 무작정 바오밥 나무가 보고 싶어졌다.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의 서부해안도시 모론다바(Morondava)의 해질녘 바오밥 거리(Avenue du Baobab)를 걸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떠나버린 것이다.
바오밥은 아욱목 봄박스과의 낙엽 지는 큰 키 나무이다. 총 8종이 존재하는 데 각각의 구별은 꽃의 색이나, 나무의 크기, 형태 등으로 쉽게 구분 가능하다. 마다가스카르에는 모든 종의 바오밥 나무가 존재하며, 그 중 6종은 토착 수종이다. 아프리카 본토와 호주 대륙에는 오직 한 종류의 바오밥 나무만 존재한다고 하니 마다가스카르의 생물종의 다양성은 실로 놀랄만하다. 일반적으로 바오밥은 20m까지 키가 자랄 수 있고, 2천년 가까이 살 수 있다고 한다. 바오밥은 기이한 생김새 탓에 많은 전설과 미신들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악마가 바오밥 나무를 송두리째 뽑아 뿌리가 하늘로 오도록 거꾸로 처박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사진에 등장하는 바오밥 거리의 모습은 일출 직전과 일몰 직후에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 바오밥은 해의 높이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다른 빛을 띤다. 해가 지고 있었다. 길 양옆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던 바오밥(Adansonia grandidieri)의 불그스름한 회색 수피는 석양에 물들어 타들어가는 듯 했다.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와 적갈색 토양, 붉디 붉은 저녁노을은 고흐의 그림처럼 보는 이를 빨아들일 기세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100m 남짓한 그 거리를 몇 번이나 거닐었을까. 그렇게 지는 해에 내 그림자 역시 그들에게 보태었다. 동네 아이들은 뛰어 놀고, 그들의 부모는 어느 한 켠에 주저앉아 간식거리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적막함과 약간의 시끄러움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저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
[이연대 칼럼니스트 2006. 7. 21] |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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