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는 아픈 비가 내린다 .. 宵火 고은영
3월이 열리고
사나흘 장마처럼 비만 내리고
지독한 감기처럼 고질병이 시작되고
콧물 눈물 뿌리며 초점 없는 눈동자와
똥물 같은 몸뚱어리에도
지독한 감기처럼 아픈 비가 내린다
인생의 슬픈 문패를 차마 어쩌지 못해
절절매던 어떤 행위처럼
어두운 골방의 모퉁이만 뱅글뱅글 돌던
어두운 눈물의 기억처럼 비가 내린다
이 질병의 작은 간이역을
종종 찾아와 누우면
내 인생의 철로 위에
허름한 플랫폼 깊은 가슴에
떠나간 모든 이별의 징표처럼
슬픔으로 여울지는 기억을 들추며
비가 내리고
질병의 암울한 고통 위에
약물에 저린 혼이 취하고
진득이 같이 투병하는 서러운 노고 위에
한 사나흘 장마처럼 비는 내리고
나는 점점 까부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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