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카페에서...이정하
언제나 그랬듯이 구석자리는 내 차지였지요.
조용한 음악일수록 더욱더 짙게 내 가슴을 파고들고
난 펼쳐진 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오로지 그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웬일일지 그대가 늦고,
그럴 때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습니다.
공연히 찻잔만 만지작거리며 온갖 걱정에
휩싸입니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평소에는 꽤나 느긋한 편인 내가
그대에게만은 왜 이렇게 안절부절인지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있던 딴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난 어느덧 반 갑이나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웠고, 마지막 남은 한 개비를 비벼 끄고
있을 즈음,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그대는 항상 소리없이 내게
나타났지요. 소리없이 내게 다가와 내 마른 가슴을
적셔주곤 했지요..
비 오는 날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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