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였으므로 하였노라고..김옥란..
해 아래 새 것이 없듯이
이 땅에 영원한 은 없습니다
한 순간 흘러 가는 물처럼
잠깐을 사랑했대도
그 순간 만큼은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왔나 봅니다
그리워하던 마음도 접고
했던 마음도 묻어 버리고
그냥 편하게 예전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훌훌 내 마음 떠나 보내렵니다
내 마음의 공간에 남겨두었던
애절했던 그리움도
겨울에 부는 차가운 바람결에 실어 보내고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그대를 향한 마음이 식기전에
서둘러 나의 길을 가렵니다
닫아 둔 당신의 마음을 열기에 나는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서 있기엔 너무 힘이 들어서
이젠 조용히 내 지친 몸을 눕히렵니다
그리곤 아주 곤한 잠을 자고 싶습니다
포근히 아주 포근히
깊이 아주 깊이
따뜻한 솜이불을 덮고서
꿈길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모든걸 잊어버리고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한없는 망각의 잠을 자고 싶습니다
그리곤 꿈속에서 난
조용히 말할 것입니다
했으므로 하였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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