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깨지는 것이 아니다 - 백주은
꿈은 깨지는 것이 아니다.
거울이나 창처럼 깨지거나 부서져
파편으로 변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랑은 유리처럼 쉽게 금이 갈 때도 있지만
꿈은 유리처럼 그렇게 쉽게 깨지는 것이 아니다.
저 유리창 밖의 뭉게구름이 깨지지 않듯,
꿈은 깨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불면 잠시 흩어졌다 다시 모이거나,
아니면 저 바람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흘러다니는 것이다.
그렇다. 꿈은 깨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저 바람이 가로수의 나뭇잎을 흔들듯
우리를 가볍게 스치고 가거나,
때로는 거칠게 흔들어댈지라도 스스로 깨지는 것은 아니다.
결코 깨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람을 타고
먼 데서 날아들어온 저 풍경(風磬)소리처럼
저 맑고 그윽한 쇳소리처럼 우리의 귀를 씻어내어
그리하여 깊음 밤, 우리가 잠 못 이루게 말을 거는 것이다.
간밤의 빗방울들이 밤새도록 내게 말을 걸어
내 마음을 적셔주었듯 그렇게 우리를 적셔주는 것이다.
그렇다. 꿈은 정녕코 깨지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음악처럼 갈라지고 굳어진 우리의 겉과 속을
촉촉히 적시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감싸기도 하면서
우리를 가득가득 채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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