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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복조리의 전설..

행福이 2006. 2. 13. 10:12




♧ 복조리 異說 ♧


사라져 가는 세시(歲時)문화 가운데 명맥을 잇고 있는

손꼽히는 것으로 구정 정초의 복조리를 들수 있다.


쌀을 이는 도구로 복만 걸려들고 복 아닌 것은 흘려버리는

기복(祈福) 수단으로 집집마다 이를 사서 두개 세개씩 엮어

문지방 위나 부엌 문간 위에 걸어 둔다.


한데 복을 이는 복조리가 아니라 복을 해치는 해코지를

내쫓는 복조리라는 이설이 설득력을 높여 왔다.


이 세상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가장 오랜 역사시간 동안

횡행해온 악귀(惡鬼)는 사시(邪視·evil eye)다.


희랍의 시골을 다니다 보면 문전에 마늘통을 엮어 걸어놓은

집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사시를 그 독한 냄새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슬람 교도들은 문전에 주먹 그림을 붙여놓게 마련인데

사시를 공갈하여 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유럽에서도 결혼이나 출산 등 경사가 있는 날에는 문전에

칼이나 창·투구 등 무구(武具)를 걸어 두는데 이 역시

해코지하러 찾아들 사시를 막기 위해서다.


히말라야의 도시 카트만두에 내리면 맨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황금불탑에 그려진 커다란 눈이다.


사시를 부처님의 정시(正視)로 맞대결시켜

쫓으려는 사시문화의 흔적이다.

지중해에 가보면 뱃머리에 눈만 크게 그린 작고

큰 배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두 사시 지킴이다.


설날 전야 마루에 체를 걸어놓고 자는 관습이 있는데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이 와서 신발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동국세시기’는 적고 있다.


곧 야광이 와서 걸어놓은 체의 많은 눈을 보고 헷갈리게

하면 새벽의 닭소리 듣고 도망친다는 것이다.


이 야광은 약왕(藥王)으로 험상궂은 눈매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는 것으로 미루어 사시의 한국적 존재방식에서

파생되었을 확률이 높다.


중국 베이징 동직문 안에 약왕묘가 있는데 별나게 크고

험상궂은 눈매의 약왕을 모시고 있어 정월 대보름날

이곳에 와 악귀를 쫓는 행렬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에서 사시와 대결시킨 것이 눈매가

험상궂은 약왕이 아니었던가 싶다.
 

정초에 문 위에 걸어두는 조리도 그 촘촘한 많은 눈으로

사시와 대결시켜 사시로 하여금 헷갈려 침입하지 못하게끔

하는 악귀 추방 조리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