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외로움♤

그대가 생각났습니다..이정하

행福이 2006. 5. 4. 14:20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이정하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또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만
어김없이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그런 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는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내 그리움들을
모조리 쏟아 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서입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 없는 당신이여.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돌려주어야 나는 비로소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