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린 하루
-황동규-
오래 참고 견딘 자의 참음이 끝날
때
호리린 듯 친구 세상에서 사라지고
대낮에 불현듯 촛불 켜놓고 싶을 때
나는 듣는다
꽃피는 소리,꽃나무들 뜰에 헤매이는
소리를.
남몰래 방황했다.
머리맡의 물 사라져
창 위에
황홀한 성에를 그리고
그 성에 몇 차례 사라져
짧고 소란한 잠 올 때 나는 방황했다.
떠남도 없이.
오래 기다린
자는
보리라, 오래 기다린 하루를..
헤매이는 나무 줄기에
한없이 헤매이는 작을
벌레를..
그의 등에 과녁처럼
박혀 윤 나는 무늬
그 무늬 위에 잠시 떠도는 광망을
바흐의 무반주첼로
사라방드를..
제가(祭歌)의 속속들이를..
정신이 끌고
다닌 모든 수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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