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움♤

[좋은시]오래 기다린하루..황동규...

행福이 2006. 7. 1. 09:31


♧오래 기다린 하루 -황동규-

 


오래 참고 견딘 자의 참음이 끝날 때
호리린 듯 친구 세상에서 사라지고
대낮에 불현듯 촛불 켜놓고 싶을 때
나는 듣는다


꽃피는 소리,꽃나무들 뜰에 헤매이는 소리를.

남몰래 방황했다.


머리맡의 물 사라져
창 위에 황홀한 성에를 그리고
그 성에 몇 차례 사라져
짧고 소란한 잠 올 때 나는 방황했다.

 

떠남도 없이.

오래 기다린 자는
보리라, 오래 기다린 하루를..
헤매이는 나무 줄기에
한없이 헤매이는 작을 벌레를
..

 

그의 등에 과녁처럼 박혀 윤 나는 무늬
그 무늬 위에 잠시 떠도는 광망을
바흐의 무반주첼로 사라방드를
..


제가(祭歌)의 속속들이를..
정신이 끌고 다닌 모든 수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