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움♤

[슬픈글]바보가 되어도 좋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할 때만큼은..박소향

행福이 2006. 10. 21. 09:11

 

바보가 되어도 좋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할 때만큼은

 

詩/박 소향

 

국화꽃 향기가 길 위에서 사라지고
허공에서 떠돌던 낯선 거리가
사뿐히 발끝으로 가라앉을 때
그대 수줍은 미소로 마주치는 순간
열망했던 만큼 흐르는 가시 꽃 같은 눈물

 

키 작은 잎 새로 꽃을 피우다가
부끄럼 모르고 날리던
그리움의 홀씨 하나
곱게 간직했던 솜털 같은 마음을
한 번의 찬란한 피어남으로
그대 모두 주었거니

습관처럼 살아갈 날 감당할 수 없을지라도
기쁨만큼 되돌아오는 슬픔이라 할지라도
가슴에 서리는 심술궂은 눈물처럼


산산히 부서질지라도
그대 여전히 나의 사랑이려니

길가 뿌연 수은등 아래
초겨울 밤비는 내려 쌓이는데
그대 떠나갈 시간 가슴 조이고
불빛에 떨어지는 슬픈 물소리

보낸 후 찾아오는 뼈저린 고독
아름다운 물소리 눈부신 빛살로
내게 머무는 이름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