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했다 - 이준호

 

 

 

  이라 했다 - 이준호

 

그리움 이라 했다.
기억해 내지 않아도 누군가가
눈앞을 어른대는 것이,
그래서 내가 그 사람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것이 그리움 이라 했다.

 

눈물 이라 했다.
누군가를 그려보는 순간
얼굴을 타고 목으로 흘러 내리던
짠내 나는 것이 눈물 이라 했다.

 

 이라 했다.
눈물과 그리움만 으로 밤을 지새는 것이,
그래서 날마다 시뻘건 눈을 비비며
일어나야 하는 것이  이라 했다.

 

몹쓸 병 이라 했다.
사랑이란 놈은 방금 배웅하고
돌아와서도 그를 보고프게 만드는
참을성 없는 놈이라 했다.
그래서 사랑이란 놈은 그 한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게 만드는 몹쓸 병 이라 했다.

 

 이라 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그 이름을
불러보고 또 눈물 짓고 설레는 것이,
그래서 순간 순간 누군가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는 것이
살아 있다는  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