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에 얼굴 을 묻고 - 원태연
너의 목소리 눈빛
나를 만져주던 손길 머리결
부르던 순간부터 각인되어버린 이름
어쩌면 재앙과도 같았던 사랑
우리는 서로의 사랑에
그렇게 중독되어 갔다
니가 조금만더
천천히 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때
너의 몸의 손끝조차
가져가 볼 수 없었던 그때
단 한번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이유로
살점을 때어내듯
서로를 때어내었던 그때
나는 사람들이 싫었었고
사람들의 생각이 싫었었고
사람들이 몸서리가나
쳐다 볼수가 없었다.
사랑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일인가?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렇게도 서로를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뿐인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었다.
마지막임을 알고 만나야 했던 그날
얼굴을 목소리를 상처를
다시한번 각인 시켰던 그날
너를 보내는 맑은하늘을
우리는 보고 싶어했던 기도를
하얀 눈이 까맣게 덮어 버렸던 그날
이제나는 무엇을 참아내야 하는가
이런 모습으로 이런 성격으로
이런 환경으로 태어나
그렇지 않은 너를 만난죄
니가 나를 사랑하게 만든죄
내가 할수있던 일이 그것 뿐이었던 죄
그렇다면 모두 나의죄
사할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도 살아있음에 미련이 없음이
나를 더욱더 가볍게 만들어준다
의미를 남겨두고 싶어 올려다본 하늘엔
눈물에 얼굴을 묻던 너의 모습이
아른하게 스쳐간다
내가 태어나던
나의하늘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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