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어리는 그리움 - 이정규
깊어가는 가을밤
한적한 골목어귀
조용한 선술집에서
그리움이라는 안주에 세상을 마신다
따르는 술잔속에
거품처럼 일어나는 속절없는 그리움은
목젖속으로 넘어가는 술은
아픔인줄 모른다
취하는게 술일까
그리움에 취하는 슬픔은
허공에 맴도는
술잔일뿐이다
그대와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그리움도
한잔의 술도
가로등 불빛속에 빨려들고
밤의 적막속에몸부림의 춤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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