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신경림 가을비 - 신경림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찻 시간이 돼도 손님이 없다. 플라타너스로 가려진 낡은 목조 찻집 차 나르는 소녀의 머리칼에서는 풀 냄새가 나겠지. 오늘 집에 가면 헌 난로에 불을 당겨 먼저 따끈한 차 한잔을 마셔야지. 빗물에 젖은 유행가 가락을 떠밀며 화물차 언덕을 돌아 뒤뚱거리며 들어설 제 붉고 푸른 깃발을 흔드는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깜찍*이쁜글◇ 200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