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외로움♤

나 아프지 않게 안아 주소서 - 이문주

행福이 2008. 10. 30. 18:47

🌷나 아프지 않게 안아 주소서 - 이문주🌷

내린 비로
나 아프지 않게 하소서!

여린 마음 다치기는 싫습니다.

당신이
뿌린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나의 삶,

고운 새싹으로 자라 날 수 있게
부드럽게 대해 주소서!

살며시 당신이 내리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 몸을 감싸 안으면
나는 당신이
좋아할 사랑이 되겠습니다.

신음소리 멈춘 밤
빛을 내는 가로등 불빛 아래
웅크리고 숨 쉬던 날
당신이 날 찾아 주셨기에

숱한 날 스치는 바람으로
소리 내던
울음은 그치고 싶습니다.

푸른빛 잃은 채
겨울을 서성이든
내 모습이 조금은
처량하고 애달퍼 보이지만
내가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은 남아 있답니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돌아서는 뒷모습은 보이기 싫어
그림자 없는 밤을 좋아했지만
당신이 오셨기에

당신 위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어
밝은 세상으로 나아갈까 합니다.

세월이 훔쳐간 시간에서
짓밟혀 부서진
낙엽으로 살았기에
이제는 누군가에게 끌려
다닐 인생은 살지 않겠습니다.

흔적만 있고 추억은 없는
그런 삶은 싫습니다
비바람에 엉기고 성기더라도
가지마다 뿌리내리는
덩굴풀로 살아
한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는
안아주는 사랑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 뿌리내려도
나의 삶은 변하지 않겠지만,

스치고 지나가면
흔적 없는 바람처럼
가슴에 담아 둘 추억 없는
당신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얼어 있는 나의 삶을
녹여 줄 수 있는 비로 오신 당신
새로운 삶을 살아 보렵니다.

    아프지 않게 안아 주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