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만 아프고, 그만큼만 그리웠으면-이은채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아픔이라면
그 아픔은
아직 참을만한 것이리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그리움이라면
그 그리움은
아직 견딜만한 것이리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몰래 오는 어둠처럼 더 깊어져도 좋으리
너무 아프면,
너무 그리우면
정녕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임을
너무 아프면
너무 그리우면
단단한 소금이 돼버린 눈물 한 섬
가슴에 쌓는 것 밖에
달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임을
나, 지금 너무 아파요
나, 지금 너무 그리워요
그렇게 말할 수 있을만큼
그만큼만 그리웠으면
그리운 사람아
아직은 말할 수 있으니 .
나, 아직은 견딜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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