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좋은글♤

눈 내리는 밤에 - 다산:정약용

행福이 2024. 1. 16. 09:40

🌧눈 내리는 밤에 - 다산:정약용🌧


" 南雪或雪 或霏微 "

남쪽 지방 내리는 눈
눈 오다가 비 오다가

" 雪花壓竹 風不飛 "

대나무에 쌓인 눈꽃
바람에도 아니 날려

" 槐身半駮 素練挂 "

검은 홰나무 반쪽엔
명주필이 걸리었고

" 松頂一羃 靑針稀 "

둥그런 소나무 머리
푸른 바늘 듬성듬성

" 深堂大丳 燒牛肋 "

깊은 집에 큰 석쇠로
쇠갈비를 불에 굽고

" 火酒倒寫 紅霞色 "

소주 부어 따르니
붉은 노을빛 이로세,

" 酒酣喉焦 思復飮 "

취기 돌자 목이 말라
자꾸 더 마시고픈데

" 橙橘梨榴 恣所噉 "

귤이며 유자 배 석류
이것저것 먹어보네.

" 金生吹笛 崔生唱 "

김생은 젓대 불고
최생은 노래 부르자.

" 曹公擊節 聲悲壯 "

조공은 박자 치며
감탄 소리 비장타가

" 忽作白眼 怒睢盱 "

갑자기 노기 등등
흰자위를 부라리며

" 叱呵公相 如虜奴 "

공경 재상 질타하길
오랑캐와 종놈 저럼

" 公無妄言 且安睡 "

공이시여 망언 말고
잠이나 한숨 자소,

" 牕明雀噪 還相呼 "

밝은 창 앞 참새들
짹짹 서로 부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