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시 60

바다여 당신은...이해인

**바다여 당신은...이해인** 내가 목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한 밤을 보채고도 끊이지 않는 목쉰 바람소리 탓도 아니다. 스스로의 어둠을 울다 밫을 잃어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럽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덮인 산에서 어둠을 걷고 오늘도 나이게 노래를 다오!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는 나에게 노래를 다오!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영원한 메아리처럼 맑은 여운 어느 파안 끝에선가 종이 울고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를 가로 누워 한번도 말이 없는 묵묵한 바다여! 잊어서는 아니될 하나의 노래를 내게 다오! 당신의 넓은 길로 걸어가면 나는 이미 슬픔을 잊은 행복한 작은 배 이..

사랑*그리움♤ 2010.02.19

첫눈 오는 날 쓰고 싶은 편지 - 秋水:정광화

지금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첫사랑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날입니다. 눈발처럼 나부끼던 머릿결이 아름답던 모습 그렁그렁 눈물처럼 차오르는 그리움입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 만나자고 한 그 사람 단 한 사람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답장은 없다 하여도 그리운 그 사람에게 그리워 내 가슴에 맴돌기만 했던 첫사랑 잊고 살았던 사연들을 쓰고 싶은 날입니다. 하얗게 내리는 저 눈 속에 무언의 첫사랑이 침묵으로 누워있을 그대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지나온 계절을 다림질하며 추억 속에 두고두고 꺼내야 할 그때 그 사람 판화처럼 걸린 아름다운 그리움입니다.

사랑*그리움♤ 2009.11.28

수선화 에게..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사랑*그리움♤ 2008.10.25

수국이 피거든 - 최정란

🍒 수국이 피거든 - 최정란 🍒 꽃 한 송이가 마음 하나라면 저 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한 개의 알처럼 두근거리자면 몇 개의 마음을 주먹밥처럼 뭉쳐야 하는지 환하고 둥그런 저 설레임이 모서리를 자르며 입은 상처들을 꾹꾹 뭉쳐 놓은 것이란 말인지 하나의 마음도 주체하지 못해서 들었다 놓았다, 풀었다 맺었다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덕을 부리다가, 꽃의 몸을 빌려 빵반죽처럼 부풀어도 되는지..

사랑*그리움♤ 2008.07.09

꽃 이었으면 한다..신달자

💐꽃 이었으면 한다.. 신달자💐 누구나 한 번쯤 걸음을 멈추는 어여쁨을 지녀서 자연에서 멀고, 피곤에 지친 도시인에게 한순간 가벼운 탄성을 올리게 하는 나는 아름다운 휴식이고자 한다. 나는 평범한 안정을 갖게 하는 그런 꽃이었으면 한다.. 당신의 퇴근길에 몰리는 피로와 그 무거운 눈꺼풀을 잠시 되살리는 어느 날의 새벽 피부같이 싱그러운 모란 이었으면 한다.

사랑*그리움♤ 2008.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