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나태주
나태주 - 행복 1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듲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2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길에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아,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아,,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아이들이 자라서 둘째가 제대해서 외갓집에서 외할머니가 해주신 잡채와 냉이 된장국을 먹고 콘서트에 갔습니다. 가끔 졸기도 했지만 엄마랑 함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