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279

가을 노래 1 - 이해인 수녀님

가을 노래 1 -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 되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 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가을 노래 2 - 이해인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어 눈..

깜찍*이쁜글◇ 2023.10.22

가을사랑 - 도종환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나의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하게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 저는 어둠 속에 있이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사랑*그리움♤ 2023.10.06

노랑제비꽃 - 정호승

노랑제비꽃 - 정호승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지는데 거리마다 침묵의 눈발이 흩날리고 나는 인생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운 벽 속에 어머니를 새기며 새벽하늘 이우는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사랑하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희망 속에는 언제나 눈물이 있고 겨울이 길면 봄은 더욱 따뜻하리 감옥의 풀잎 위에 앉아 우는 햇살이여 인생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창 밖에는 벼랑에 핀 노랑제비꽃.

사랑*그리움♤ 2013.04.11

바보 같습니다 - 이문주

바보 같습니다 - 이문주 당신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모르고 지나갈 인연이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괴로워하지 않아도 그리워서 흘리는 눈물도 없었을텐데 당신은 꿈이었습니다. 그 꿈안에 내가 들기를 바라면서 아득한 안개 속을 걸어 갔습니다. 지금처럼 가슴 아파하면서도... 때론 만나지 말았다면 스치는 인연도 아니었다면 불러서 눈물나는 이름도 아닐것을 당신을 사랑했기에 물망초가 되었습니다. 차라리 스치는 바람으로 만났더라면 더운 여름날 시원했던 기억으로 아쉬워할 추억인데... 가슴에 못으로 박혀있는 당신은 녹슨 사랑이 되어 깊은 상처를 만들고 이제 치유 할 수 없는 병으로 열병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사이로 살아갔다면 그러면 지금처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것을 만났더라도 사랑하지 않았다면..

사랑*그리움♤ 2012.06.21

넌 나에게 그런 사람이야 - 무정

넌 나에게 그런 사람이야 - 무정 알고 있니? 너에게 불리고 싶은 나의 이름은 내 남자 이고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게 된 날은 너의 사랑이 된 날이고 내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는 유일한 일은 너를 생각하는 일이며... 그리고 내가 눈 감을 때까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너 라는 걸 이제는 알겠니? 사랑받아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은 사람이내가 되고 네가 아침 저녁 보고싶어 하는 단 한사람이 나였으면 하고 네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단 한가지 이유가 나로 인해서 였으면 하는걸... 그리고 나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바로 너 라는걸...

사랑*그리움♤ 2012.06.05

그리운 꽃편지 1 - 김용택

그리운 꽃편지 1 -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 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피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

사랑*그리움♤ 2012.04.09

비오는 날 - 구암: 박상규

비오는 날 - 구암: 박상규 소낙비가 후두둑거리며 창문을 때린다. 이따끔 지나가는 바람에 나무들이 흐느적거리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매미들의 합창소리가 고요를 깬다.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당신과 손을 잡고 좁은 산길을 걷고싶다. 가슴 속에 묻어둔 풀잎같은 사랑 꼭 쥔 손 끝으로 떨려오는 전율, 그리고 잔잔한 사랑의 속삭임, 창 밖에서 들려오는 후두둑거리는 빗소리에 나는 깊은 사색에서 깨어난다.

사랑*그리움♤ 201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