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에는 - 이혜정
비가 내리는 날에는 - 이혜정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비가 되어 찾아오는 그대를 만나볼 수 있다. 웅크린 마음 한 켠에 몰래 접어둔 편지라도 꺼내듯 재잘거리며 땅바닥에 몸 비비는 빗물의 수다 소리가 그대의 소식이 되어 창가에 멈춰서는 날. 애꿎은 바람의 몸부림, 덜컹거리는 몸살기 있는 창살 툭.. 툭.. 그대 이름 되어 찾아든 빗방울의 인사 어디선가 잘 있다고, 건강하다고, 안부가 궁금한 날 애틋한 심장 속으로 자꾸만 자꾸만 파고 든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처럼 그대의 안부가 더욱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