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이해인
먼 하늘 노을 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이라는 말보다 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아련한 노을 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 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