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시간들 - 김비주
따뜻한 시간들 - 김비주 고구마 당면은 모두 같지 않다. 상표를 익혀야만 제대로 맛을 기억한다는 걸 겪고 나서야 안다.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들 사이에 어머니표가 존재한다. 추르는 고양이의 마약 간식 눈빛, 표정, 몸짓이 달달해진다. 살아 있는 벅참이 솟구쳐 오르는 몸처럼, 가끔 존재한다는 건 먹는 것이다. 기억의 저편 어머니의 음식은 달달하고 깔끔했던 식혜 쑥의 모든 향을 쌀가루와 머물러 고슬고슬 쪄내던 봄소식 한편, 비오는 초여름 강판에 갈아서 부쳐내던 감자전의 따뜻한 떫은 맛 혀끝에 일던 침의 여운이 고이고 기억 속 파편들은 어머니와 존재한다. 어머니는 늘 따뜻하고 허전하고 그립다. 딸은 오후의 한편, 기억 속에서 잡채를 만들어 주던 나의 뒷모습 당면이 같지 않은 재료에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모든 고..